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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 여행/체험

짙푸른 강산의 눈부신 속삭임, 단양 2

 

 

온달관광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하늘 높이 말을 달리며 활을 쏘고 있는 온달장군이 반겨 준다.

이곳은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전설을 테마로 한 온달전시관을 비롯하여 온달산성, 온달동굴 등의 명승지와

<천추태후>, <태왕사신기> 등의 드라마를 찍은 오픈세트장을 모아놓은 곳이다.

삼국시대에는 고구려 영토였던 영춘면 지역은, 당시 고구려와 신라 간의 치열한 영토전쟁이 벌어졌던 곳이라 한다.
이곳을 말을 타고 달렸을 고구려의 명장 온달장군의 기개가 대단하다.

 

 

 

말 달리자~ 말 달리자~!

 

온달 오픈세트장. 유명한 드라마들이 촬영되었던 곳. 일본과 동남아시아 관갱객의 모습이 눈에 띈다.

붉은 깃발에 홍등, 원형의 창문에 중국풍의 이국적인 정원 등이 우리가 흔히 보던 성곽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드높게 솟은 성루에 오르니 영토전쟁이 한창이던,

그 시절의 하늘과 산이 우렁차게 외치는 듯하다.

  "어서, 북을 울려라!"

 

 

 

살짝 열린 문틈과 창호지에 뚫린 구멍 안을 살금살금 들여다보면, 그립던 님의 얼굴을 볼 것인가!

어쩌면 지금도 저 둥근 창문 너머에는 누군가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수련이 단양의 하늘과 구름과 나무를 벗삼아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작은 연못 속 큰 세상.

 

고구려의 늠름한 기상(부모님이 이북 분이시니 나도 따지고 보면 고구려의 후손)이 느끼지는 오픈세트장을 돌고 나와,

이번에는 더위를 단번에 날려줄 온달동굴로 향했다.

 

입구에서 안전모를 쓰고 어두운 동굴 속으로 들어서는 순간 시원한 바람이 코끝에 감긴다.

눈부신 여름 햇살로 가득했던 지상의 세계와는 또 다른 세계다.


겨우 한 사람이 지나갈 만한 다리들이 쭉 놓여 있다. 때로는 앉은걸음으로 낮은 천장에 머리를 부딪혀 가며 동굴 순례를 했다.

동굴도 동굴이지만 이 다리를 놓은 사람들도 대단하게 느껴진다.

 

 

 

약 4억 5000만 년 전부터 생성되어 온 것으로 추정되는 온달동굴은, 대략 길이가 760미터인 석회암 천연 동굴이다.
아기자기한 석순이 많고 지하수량이 풍부하여 곳곳에서 물방울이 떨어져 내린다.

 

천장에 고드름처럼 매달려 있는 갖가지 모양의 종유석 또한 원시의 동굴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신비로움이다.
규모가 그다지 크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도 노래기, 지네, 곤충 등의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하니,

태고의 비밀을 그대로 간직한 천연 보물이라 할 만했다.

 

앗, 카메라 배터리가 다 됐다. 휴대 전화 카메라로 찍어 보지만 빛이 없으니 제대로 찍히질 않는다.

정작 중요할 때마다 배터리가 떨어진다. 준비성 없는 것에는 따라갈 자가 없으니. ㅠㅠ

 

별천지도 구경했겠다, 이제는 남한강 푸른 물에 몸과 마음을 담글 때가 됐다.

신나는 래프팅이다!

호젓하게 강가에 서 있는 사람도 보이고, 잔잔하게만 느껴졌던 남한강이 세찬 물살로 흘러내리는 모습도 보인다.

 

 

 

땡볕에 서서 하나둘 하나둘 준비운동을 한 후 헬맷과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드디어 보트 위에 올랐다.
막상 보트 위에 오르고 나니 수영을 전혀 못해 겁이 나기도 했는데, 얼마 안 가 단양의 풍광에 홀딱 반해 버려,

물에 좀 빠진들 어떠랴 하는 대담한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남한강의 쪽빛 물에 몸을 맡긴 채 바라보는 단양의 하늘과 산과 나무와 기암절벽은,

꽉 막혀 있던 마음까지 한 방에 뚫어 준다.
모든 소지품을 두고 타야 해서 이 황홀한 순간을 카메라에 담지는 못했지만,

덕분에 아무 방해 없이 단양 강가의 그윽한 풍치를 맘껏 즐길 수 있었다.

 

카메라 대신 더 열심히 눈으로 찍어 가슴에 담았으니,

훗날 한 장씩 추억의 암실에서 꺼내 행복이란 이름으로 현상해 보리라.
무언가 기약할 수 있는 삶이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강가에 아른거리는 산 그림자가 부드럽게 속삭인다. '먼지 낀 마음 좀 말갛게 씻고 가!'

 

여럿이 한마음으로 목적지를 향해 노를 젓는 것도 래프팅에서 맛볼 수 있는 묘미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힘을 합할 때, 배는 비로소 앞으로 나간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둘러싸여 잔잔하다가도 출렁이고 출렁이다가도 다시 잔잔해지는 남한강의 물길.
어디 물길뿐이랴. 사람의 마음길도, 인생길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고요함과 생동감을 동시에 즐길 수 있었던 신나는 체험이었다. 결국 물에도 한 번 빠져 실컷 물을 마셨다.

 

 

흠뻑 젖은 몸으로 버스 안에서 단양의 노을을 맞는다. 누군가 말했다. 해 중에서도 저녁놀이 가장 뜨겁고 아름답다고. 역시!

 

단양의 산과 강과 길과 역사를 골고루 맛본 후, 고즈넉한 소백산 자락에 짐을 푼다.
고운 풍경이 마음까지 어루만져 준 하루였다.
원없이 아름다운 정경 속에 녹아들었던 오늘 하루가, 깊디깊은 소백산 자락에서 잠시 잠을 청한다. 내일을 기약하며.

 

펜션 이름도 <소백산에서>다. 정갈한 음식에 친절한 사람들. 살짝 피곤했던 몸이 다시 깨어났다.

 

펜션 정경. 여행의 즐거움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만남이다.

소백산이 보이는 테라스에 앉아 맛난 음식과 맛난 술로 반가운 이들과 담소를 나누며 하루를 마감하니, 천국이 따로 없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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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달관광지 / -

주소
충북 단양군 영춘면 하리 147번지
전화
043-423-8820
설명
온달관광지는 소백산국립공원 및 구인사 서쪽에 위치하며, 단양 시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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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달동굴 / 동굴

주소
충북 단양군 영춘면 하리 147번지 온달관광지
전화
043-423-8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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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제261호, 1997년 10월 개발사업 완료하여 공개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