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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의 곳간] 리뷰

[영화] Shadowlands - 리차드 어텐보로 감독

 

 

 

아, 이 영화! 초여름 비가 슬픈 바람을 타고 대지 위를 적시는 오늘 같은 날, 딱 보기 좋은 영화!

슬프지만 따뜻하고, 상투적이면서도 깊이가 있는.

 

사실 삶은 거기서 거기다. 사랑도 거기서 거기다.

그러나 거기서 거기까지의 경계선 안에 분명히 더 진하고 향기 나는 삶과 사랑이 있다.

이 영화가 내게 새삼스럽게 일깨워 준 사실이다.

 

이 영화의 원작자인 C.S. 루이스는 <나니아 연대기>로 유명한 20세기 영국 문학의 대표작가이자 영문학자이다.

옥스포드 대학교의 학사이기도 한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영국의 아름다운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풀어낸 영화가

바로 이 <Shadowlands>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질적인 두 주인공의 다소 밋밋하면서도 한편으론

'아, 맞아. 저런 게 진짜 사랑이야!' 하고 중얼거리게 만드는,

그 평범하면서도 깊디깊은 사랑의 하모니가 마음 가득 울려 퍼졌다.

 

서로의 다름을 탓하지 않고 묵묵히 인정하면서,

그 사랑과 죽음으로 인한 이별까지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이야기.

섀도랜드는 어쩌면 그늘진 땅이 아니라 쉽게 찾을 수는 없지만 어디에나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사랑,

그것이 오롯이 살아남아 있는 땅이 아닐는지.

 

로이를 잃고 난 루이스는 말한다.

 

"난 더 이상 해줄 답이 없다, 내가 살아온 인생밖에는." (캬, 이렇게 명쾌해도 되는 것이냐! ^^)

 

"인생에서 두 번, 내겐 선택의 기회가 있었다. 한번은 소년으로서, 다른 한번은 남자로서 말이다.

 처음엔 안전한 길을 택했고 나중엔 고통스러운 길을 선택했다.

 지금의 고통은 그때 누렸던 행복의 일부이다."

 

보시라, 이 용감한 남자를!  그리고 이별과 죽음까지도 의연히 받아들였던 용감한 여자를!

그렇게 그 속에 녹아들어 있는 진한 삶과 사랑을!

 

 

 

 

 

줄거리 


 

1952년 영국의 옥스포드 대학교 근처의 작은 시골마을이 주 배경을 이룬다.

옥스포드 영어 영문학과 교수인 루이스(안소니 홉킨스)는 여자와는 거리가 먼 독신으로 조용하게 살아간다.

친구들 사이에서 잭이라 불리는 그는 이성적이고 냉철하며 감정적인 문제에 흔들림이 없을 만큼 오로지 지적 토론에서만 삶의 의미를 찾는다.

그런 평온했던 잭의 삶에 나타난 여성이 바로 미국인 시인이자 작가인 조이(데브라 윙거)였다. 그녀는 감성이 풍부하고 외향적이며 잭 못지 않게 지성적이다.

놀랍게도 잭은 자신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던 그녀에게 끌리게 된다.

아들과 함께 잠시 머물렀던 그녀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자, 그제야 자신의 감정이 사랑이었음을 깨달은 루이스.

몇 개월 후 그리워하던 그녀가 이혼을 하고 다시 돌아오지만 루이스는 지금까지의 자신의 삶의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그녀와의 로맨틱한 관계를 주저한다. 그런 과정에서 조이의 아들 더글라스와 가까워지게 되는데,

결국 조이의 영국 체류기간이 만료되려 하자 루이스는 그녀가 영국에 머물 수 있도록 계약 결혼을 한다.

그러면서도 이성적인 관계의 선은 넘지 않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 대한 사랑이 깊어져 감을 느낀다.

그러던 중 조이가 악성골수암 진단을 받게 되고, 잭은 그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그동안 숨기고 있던 사랑의 감정을 고백하기에 이른다.

아픈 조이를 돌보면서부터 그녀가 죽고 난 후의 고통스러운 삶을 인정해야 하는 루이스와 그런 그를 바라보는 조이.

잠시 호전되던 조이의 병세가 다시 악화되자 루이스는 마지막 여행이 될지 모르는 골든밸리로 뒤늦은 허니문을 떠나는데...

 


 

 

 

 

 

 

 

 

 

 

 

 

 

 

 

 

 

 

 

 

 

 

 

 


섀도우랜드 (1995)

Shadowlands 
10
감독
리처드 아텐버로우
출연
안소니 홉킨스, 데브라 윙거, 조셉 마젤로, 줄리안 펠로우즈, 에드워드 하드윅크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영국 | 131 분 | 1995-04-01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