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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生

그저

 

 

 

그저

무심코

멈춰 서서

고개를 들고

하늘을 훔친다

시선이 머무르면

마음도 머무르리라

되새기고 되새기면서 

 

무심함으로 모른 척한

이미 떠나버린 마음

눈길 돌리기 위해

집으로 향한다

맘을 숙이고

발을 떼어

그대로

그냥 

 

 


 

무심함으로 지나쳐 온 것들이 가슴 저리게 다가들 때가 있.

시선을 둘 곳 없어 허청거리는 발길로 땅만 보고 걷다 보니 고개가 아팠다.

길게 숨을 내쉬고 하늘을 훔쳐다.

 

새들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그들만의 룰에 따라 줄지어 날고 있다.

먹구름을 뒤로하고 눈부신 햇살을 향해 참 사이좋게도 간다.

 

마음을박은 채로 서로의 간극을 좀처럼 좁히려 들지 않는 사람만이 하찮고 또 하찮다.
아, 바로 기서 비극이 시작된다. 모든 것을 나와 너와 삶에게 적용시키니 매번 밑지는 장사가 될 수밖에.
가끔은 생각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것이 복한 일임을 자꾸만 까먹는다.

 

그저 한마디면 되지 않겠는가.
꽉 막혀 있던 가슴까지 단박에 뚫어 줄 저 푸른 창공과 그곳을 배경으로 유유히 아가는 새 몇 마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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