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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길] 我

파랑새를 찾았다

 

 

  우연히 이문세의 '파랑새' 노래를 듣다가 문득 이 사진을 떠올렸다.

  요즘은 어느 건물엘 가나 옥상 위에 설치된 조형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마어마하게 큰 아울렛 건물의 옥상 위에서 이 사진을 찍었다.

 

  푸른빛이 감도는 사진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순전히 역광도 마다않는 용감무식한 내 태도 덕분이었다.

  무릎을 잔뜩 구부리고 햇살이 쏟아지는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셔터를 눌렀다.

 

  작은언니와 함께 뒤에서 한심하게 지켜보던 엄마가 소리쳤다.

  "아니, 그딴 건 쓸데없이 뭐하러 찍니? 그럴 바엔 나나 찍지!"

  헉, 쇼핑만 하고 물건은 한 개도 못 건진 엄마로서는 신경질 낼 자격이 충분했다.

 

  이럴 땐 알아서 납작 엎드려야 한다.

  "그러게, 내가 대체 이런 건 뭣 땜에 찍는 걸까? 그럼 엄마가 저기 서봐. 짜증 내는 얼굴도 예쁘게 찍어줄 테니."

  돌아온 건 당근, 엄마의 꿀밤이었다.

 

  그나저나 정말로,

  마음을 파닥이면 파란 눈물 떨구고 먼 하늘로 날아간 '파랑새'의 지저귐을 들을 수 있을까?

  늘 곁에 두고 싶었던 '파랑새'를 찾으러 굳이 길을 떠나지 않아도, 내 마음에 파란 물이 들 수 있을까?

 

  벨기에의 한 남매는 파랑새를 찾아 헤매는 꿈을 꾸다 깨어나, 자기들이 기르던 비둘기가 그 파랑새였음을 깨달았다고 하는데.

  그리하여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을 그 어린것들도 마음 깊이 깨달았다 하는데.

  오호~ 윗글의 '파랑새'를 '행복'으로 바꿔보니, 그것도 참 말이 되네.

 

  맞았다. <파랑새> 동화를 지은 마테를링크가 맞았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었다.

  저 앞에서 내가 셔터를 누를 때까지 어색한 브이 자를 그리며 환하게 웃고 있는 엄마!

 

  엄마가 바로 내 파랑새였다.

 

 

♬♪♬

귓가에 지저귀던 파랑새 마음을 파닥이던 파랑새
푸쉬싯 날갯짓이 예뻐서 늘 곁에 두고 싶던 파랑새
마음속에 파란 눈물 떨구고 꿈결처럼 먼 하늘로 날았네
삐릿삐릿삐릿 파랑새는 갔어도
삐릿삐릿삐릿 지저귐이 들리네
삐릿삐릿삐릿 파란 눈물 자욱이
삐릿삐릿삐릿 내 마음 물들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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