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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무슨 오지 않는 행복을 기다리기에 등불 없는 공지(空地)에 밤이 나리다 수없이 퍼붓는 거미줄같이 자욱-한 어둠에 숨이 잦으다 내 무슨 오지 않는 행복을 기다리기에 스산한 밤바람에 입술을 적시고 어느 곳 지향없는 지각(地角)을 향하여 한옛날 정열의 창량(蹌踉)한 자취를 그리는 거냐 끝없는 어둠 저으기 마음 서글퍼 긴-하품을 씹는다 아― 내 하나의 신뢰할 현실도 없이 무수한 연령(年齡)을 낙엽같이 띄워보내며 무성한 추회(追悔)에 그림자마저 갈가리 찢겨 이 밤 한 줄기 조락한 패잔병 되어 주린 이리인 양 비인 공지(空地)에 호올로 서서 어느 먼― 도시의 상현(上弦)에 창망히 서린 부오(腐汚)한 달빛에 눈물지운다 - 김광균의 詩 전문 몸도 덥고 마음도 덥다. 심신이 더우니, 한 줄기 조락한 패잔병 되어 자욱한 어둠에 숨이 잦는다. 아, 내 하나.. 더보기
이 많고 많은 책 중에 나는 한낮에 집 근처 도서관에 가는 걸 좋아한다. 투명한 햇살을 받으며 창가에 앉아 조용히 책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참 아름답다. 책들이 빼곡히 꽂혀 있는 서가를 눈으로 훑으며 원하는 책을 찾아 그것을 빼어드는 순간 역시 참 좋다. 이 많은 책 중에, 어떤 식으로든 내가 참여했던 책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은 더 반갑고 더 기분이 좋다. 그전까지 내가 일하던 출판사들은 주로 순수문학 책을 발간하는 곳이었다. 소설이나 수필, 시 등이 대부분이었으므로 편집자 입장에서는 그다지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원고들이었다. 백 퍼센트는 아니지만, 기존 작가들이 쓴 원고들이라 나름대로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책 표지와 본문 레이아웃을 빼고는(그건 편집 디자이너들의 몫이다), 중간 편집자인 나로서는 오케이 교.. 더보기
[음악]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 스윗 소로우 모처럼 시간 여유가 생긴 일요일이고,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고 있으니, 이럴 땐 귀에 착 달라붙는 잔잔한 음악 한 곡 듣는 것이 상책이다. 연애시대 OST였던 '스윗 소로우'가 부른 ! 드라마를 재밌게 봐서인지 한참 전 노래인데도 영상과 함께 들으니 또 새롭다. 노영심 씨가 작사 작곡한 곡이다. 역시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했다. 그런데 잔잔하게 읊조리는 가사와 멜로디가, 이별 때문에 절규하는 노래들보다 더 슬프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 흠, 난 너를~ 뒤에 붙을 말이 사랑이라 하면 너무 심심한데. ^^; 어쨌거나 좋다. 비오는 날에 이만큼 비켜서서 듣는 사랑과 이별 노래! ♬♬♬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잊은 듯 눈 감아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