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고르고
저만큼 뛰어가지도 않고 제자리에 주저앉아
그저 한숨만 내쉬고
어지럽고
하늘을 봐도 땅을 봐도 온통 뱅뱅 도는 세상
저기 저만큼 건너 숨겨진 그림 몇 개
힐끔거리고
동그랗게 줄쳐진 사랑 안에서 무심코 고개 젓고
녀석의 뒷모습에 문득문득 콧날만
시큰하고
공중으로 전해지는 아직 식지 않은 체온
쫓아가고 도망가고
흔들리고
사랑에 진정해도 하염없이
그림자만 길어지고
.
.
.
그의 발걸음이 위태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