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거리에서 발가벗겨진 내가
그의 그림자 안으로 숨어든다.
하늘 깊은 곳 서러운 구름이 흐르고
구름을 따라 나도 흐른다.
어두워질수록 날선 외로움 폐부(肺腑) 깊숙이 박히면
채 아물지 않은 딱지 위로 자꾸만 흐르는 피.
도망친다, 도망친다,
막다른 골목.
숨을 곳 없는 내가
구름을 등지고 술래가 된다.
세월과 세상 사이에 갇혀
꼭꼭 숨었니 머리카락 보인다.
그와 그녀 사이에 갇혀
꼭꼭 숨었니 머리카락 보인다.
사랑에 취한 시간이
나를 데리고 숨바꼭질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