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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 여행/체험

[한강별곡] 마포대교와 해넘이 전망대

 

하늘이 모처럼 푸른 날, 자전거로 한강 나들이를 했습니다.

버스로만 오가던 마포대교 초입에 서서 쓰윽 바라다보니,

와~~~ 느낌이 새롭습니다.

 

마포대교는 마포와 여의도를 연결하는 다리로,

길이가 1400m이고 너비가 25m인 도로입니다.

28개의 한강다리 중 한남대교에 이어 1970년에 네 번째로 지어진 교량이라고 합니다.
준공 당시는 <서울대교>라고 부르다가 1984년부터 <마포대교>라고 불렀다는군요.
1968년부터 시작된 한강개발계획의 핵심사업으로 추진되어,

황무지 상태의 여의도를 '서울의 맨해튼'으로 비약시키는 발판이 되었다고 하니,

그 역사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한강의 다리들에는 좁긴 하지만 자전거로 통행할 수 있는 길이 있어,
왼쪽으로는 다리 위를 쌩쌩 달리는 차들 한번 쳐다보고,
오른쪽으로는 계절 따라 날씨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한강의 정경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좁고 긴 자전거 길로 지나가려면 한강의 바람과 정면 승부를 내야 해서,
잠시 마포대교 남단에 위치한 해넘이 전망대에서 쉬기로 했습니다.

 

  

 

 

아담하고 소박한 모습의 해넘이 전망대는, 월넛빛 나무 패널로 실내장식을
해서 따스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리 한쪽에 설치돼 있기 때문에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한강을 전망할 수 있게 벽면 한쪽이 온통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제법 운치 있게 보입니다.
반대쪽 벽면에는 마포 지역의 옛 모습 사진들이 깔끔하게 전시돼 있습니다.

 

 

1955년 한강대교와 한강철교 풍경. 흑석동에서 바라본 6.25 전쟁 후 복구된 교량 모습(임인식 사진/청암사진연구소 제공).

 

1950년대 한강의 한여름 모습. 당시 최고의 피서 방법이었던 한강의 나룻배 풍경(임인식 사진/청암사진연구소 제공).

 

 

1960년대 광나루 한강변 모래사장에서의 물놀이 풍경(서울특별시 한강사업본부 홍보과 제공).


 

 

 

 

 

 

유리창 너머로 한강이 유유히 흐릅니다. 마음도 따라 흐릅니다.
날이 맑으면 여의도 공원과 밤섬, 서강대교와 국회의사당까지 감상할 수 있고,
간이 테이블과 간단한 책 몇 권도 배치하고 있어,
자전거를 타다가 쉬었다 가기에는 안성맞춤인 장소였습니다.
자원봉사를 하시는 친절한 어르신 몇 분도 이곳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연세가 드셔서도 청춘만큼 열심히 일하시는 어르신들, 건강하세요~~~!)

 

 

 

 

해넘이 전망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강의 아름다운 해넘이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나온 길에 여의도 샛강을 들러 볼 작정이어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전망대를 나섰습니다.

 

 

 

 

두 다리가 교차하는 지점을 바라보다가,
'흠, 자전거로 한강의 다리들만 쭉 따라서 돌아도 신이 나겠는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기 저 일산부터 팔당까지, 스물여덟 개의 다리를 다 돌려면 장난이 아니겠지만요.
그래도 고요하게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가다가,
강남과 강북을 연결하는 한강의 다리들을 넘나드는 것도 꽤 재밌을 듯합니다.
너무 가깝게 있어 소중함을 잊고 지냈던 한강의 바람과 햇살과 역사도 맘껏 즐기면서요.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스물여덟 개의 한강의 다리들!

 

<한강의 다리>

 

No 교 량 명 위 치 완공년도  
1 일산대교 경기도 고양시 법곳동 ~ 김포시 걸포동 2008년  
2 김포대교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 1997년



3 신행주대교 경기도 고양시 행주동 ~ 서울시 강서구 개화동 1996/
2000년
4 방화대교 경기도 고양시 강매동 ~ 서울시 강서구 방화동 2000년
5 가양대교 서울시 강서구 가양동 ~ 마포구 상암동 2002년
6 성산대교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영등포구 양화동 1980년
7 양화대교
(구·신교)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영등포구 양평동 1965/1981년
8 당산철교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영등포구 당산동 1983년
9 서강대교 서울시 마포구 신정동 ~ 영등포구 여의도동 1997년
10 마포대교 서울시 마포구 마포동 ~ 영등포구 여의도동 1970년
11 원효대교 서울시 용산구 원효로 ~ 영등포구 여의도동 1981년
12 한강철교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 ~ 동작구 본동 1900/1912/ 1944년
13 한강대교 (구·신교)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 동작구 본동 1937/
1981년
14 동작대교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 동작구 동작동 1984년
15 반포대교 (2 층)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동 ~ 서초구 반포동 1976년
잠수교
(1층)
16 한남대교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 강남구 신사동 1969년
17 동호대교 서울시 성동구 옥수동 ~ 강남구 압구정동 1984년
18 성수대교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 강남구 압구정동 1997/
2004년
19 영동대교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 강남구 청담동 1973년
20 청담대교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 강남구 청담동 2001년
21 잠실대교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 송파구 신천동 1972/
2004년
22 잠실철교 서울시 광진구 구의동 ~ 송파구 신천동 1979년
23 올림픽대교 서울시 광진구 구의동 ~ 송파구 풍납동 1989년
24 천호대교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 송파구 풍납동 1976년
25 광진교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 강동구 천호동 2004년
26 강동대교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 ~ 서울시 강동구 강일동 1991년  
27 미사대교 경기도 하남시 망월동 ~ 경기도 남양주시 삼패동 2009년  
28 팔당대교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 남양주시 조안면 1995년

 

- 두산백과사전 참조.

 

 

 

 

여의도 샛강에서 실컷 광합성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운 좋게도 한강의 노을과 마주쳤습니다.
분홍빛으로 물든 국회의사당을 쳐다보다가 저도 모르게 픽 하고 웃어버렸습니다.
국회의사당 뚜껑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짜잔~ 한 팔을 높이 치켜든 마징가제트가 솟아나올 것 같았거든요. ^^
다시 바람 부는 마포대교의 한가운데 서서 한강의 그윽한 저녁풍경을 바라보노라니,
오래 전 은방울 자매가 간드러지게 불렀던 <마포종점> 노래가 떠오릅니다.
흥얼거리던 마포종점의 정확한 노랫말이 알고 싶어, 잽싸게 휴대전화로 찾아보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첫사랑과의 이별을 서글퍼한 노래인 줄로만 알았는데,
청량리에서 마포까지 70여 년 동안 서울사람의 발이었던 전차가 1968년 철거되자,
그 아쉬움과 추억을 담아 발표한 노래라는 것입니다.
과연 그 유래를 알고 나서 불러 보니, 가사가 정말 시대적인 상황에 딱 들어맞습니다.

 

♬♬♬

밤 깊은 마포종점 갈 곳 없는 밤전차 
비에 젖어 너도 섰고 갈 곳 없는 나도 섰다
강 건너 영등포에 불빛만 아련한데
돌아오지 않는 사람 기다린들 무엇하나
첫사랑 떠나간 종점 마포는 서글퍼라
저 멀리 당인리에 발전소도 잠든 밤
하나둘씩 불을 끄고 깊어가는 마포종점
여의도 비행장엔 불빛만 쓸쓸한데
돌아오지 않는 사람 생각한들 무엇하나
궂은 비 내리는 종점 마포는 서글퍼라

♬♬♬

 

여기서 잠깐!

마포(麻浦)는 마포동 지역에 있었던 포구로, 현 마포구 도화동 일대의 조선 후기의 명칭이라고 하네요.

조선시대의 마포는 교통상 중요한 구실을 수행하던 지역으로,
마포 건너편에 있는 하중도인 여의도를 지나 육로로 시흥과 연결되는 도로상에 위치하였던 나루터였으며,
한강에 위치하였던 五江(뚝섬·노량·용산·마포·양화진) 중의 하나로 수운에 큰 역활을 하던 포구였다고 합니다.
또한 안산에서 갈라진 와우산 구릉산맥과 노고산 구릉산맥, 용산 구릉산맥 연안에
호수처럼 발달한 서호·마포·용호가 있었는데, 이 세 호를 삼개(三浦·3개의 포구)라고 불렀고,
삼개 중 지금의 마포를 마포강·마포항 등으로 불러, 여기서 지명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참조)

 

 

 

 

오늘의 한강 나들이는 다름 아닌 한강의 재발견이었습니다.

역사라고 해서 꼭 교과서에 실린 대단한 사건이나 전쟁만 뜻하는 것이 아님을 실감했으니까요.
일상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사물이나 풍경 속에도, 고스란히 우리 민족만의 유구한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음을!
그런 의미에서 한강의 다리들과 그 주변에 얽힌 일화를 찾아 떠나는 것도, 뜻깊고 색다른 나들이가 될 성싶습니다.
한강의 다리여! 기다려라! 이 몸이 나가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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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 강,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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