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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길] 我

11월

사그락사그락
  눈 기다리는 소리

 

  연푸른 설렘 떨어진 자리
  샛노란 그리움 물들면

 

  바스락바스락
  첫사랑 밟는 소리

 

 

11월이 참 좋다. 일 년 중 가장 로맨틱하게 느껴지는 달이다.

늦가을이면서 초겨울이고, 첫사랑이면서 옛사랑이다.

그러고 보니 모든 첫사랑은 옛사랑이지 않더냐.
첫사랑이 주는 풋풋한 설렘과 옛사랑이 주는 아련한 향수가 공존하는 달, 11월.

게다가 생김새까지 곧게 뻗은 나무와 꼭 닮아 있어 그것이 또 좋다.

다시 맨몸으로 돌아가 지난 시절의 영화를 발밑에 두고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처럼,

11월은 왠지 휙휙 지나간 겨울과 봄과 여름과 가을을 슬로비디오로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말랑말랑하고 다디단 추억 몇 개 살짝살짝 안 아프게 밟노라면, 어느새 마음까지 투명한 햇살로 가득 찬다.

살다 보면 가끔씩 찾아드는 그리움이 독이 아닌 약이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시간을 버린 것이 아니라 번 것이면 참 좋겠다.

자, 그럼 오늘도 떨어진 낭만 몇 개 주우러 저 시리게 아름다운 11월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 볼까...

 

 

 

 

 

2011年 11月

 

 

 20010年 11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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