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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의 곳간] 리뷰

[음악]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로스트로포비치

 

 

 

  좀 오래 전에 로스트로포비치가 예술의 전당에서 내한공연을 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객석에 앉는 대신 로비에 서서 연주를 듣다가 cd만 사들고는 
  별이 총총한 예술의 전당을 기분 좋게 산책했던 기억이 난다.
  공연이 끝나고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현이 울리면서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첼로 소리는,
  아~ 참말로 귀로 들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아름다운 소리다.
  특히 바흐의 무반주 첼로 곡은 오늘같이 비 오는 날이면 
  대지에 스며드는 빗방울처럼 가슴 깊은 곳까지 촉촉하게 젖어든다. 

  '견뎌봐, 조금 더 견뎌봐. 반드시 애쓴 만큼 돌아오는 무언가가 있을 거야. 삶은 그래서 빛이 나는 거니까.'

  이 나직막한 첼로의 속삼임은  내 등을 찬찬히 쓸어주는 엄마의 따뜻한 손길 같다.
  자신의 자리에서 조금씩만 더 힘을 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