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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의 곳간] 리뷰

[책/詩] 구겨진 종이는 슬프다 - 이수익

 

 

      평면의
     탄탄했던 육체에는 금이 가고

     그를 움켜쥐었던 손의
     분노와 실의와 공허만이
     지금, 쓸쓸한 陰影으로 남아 있다

     --구겨진 종이는 슬프다
     구겨진 그만큼 더욱 슬프다
 
     울음을 去勢당한 목줄기들의
     소리없는
     출혈......
 
     - 李秀翼의 詩 <구겨진 종이는 슬프다> 전문

 

           

 

 

거의 이십 년 전 이수익의 시집을 읽었을 때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시가, 이제야 마음에 닿는다.

 

여전히 좋은 시도 있고, 그때는 왜 이 시를 좋아했을까 하는 시도 있고, 새롭게 좋아지는 시도 있다.

 

근 몇 년 동안 먼지만 뽀얗게 앉아 있던 책들을 꺼냈다.

 

생각 몇 개, 글 몇 줄. 

 

지겹고 지겹지만 결국 여기에서부터 시작해서 여기에서 해방될 수 있기를.

 

참으로 싱거운 한낮이다.

 

 

 

 


단순한 기쁨(고려원시인선 1)

저자
이수익 지음
출판사
고려원 | 1987-03-01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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