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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의 곳간] 리뷰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 -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

 

 


감기로 며칠째 앓다 보니 세상에서 가장 맑고 투명한 소리가 듣고 싶어졌다.

오래 전 보았던 영화 DVD 한 장을 책장에서 꺼내들었다.

연주자의 인생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애절하고 가슴 아픈 피아노 선율이 방 안 가득 울려 퍼진다.

슬픔도 단단하면 얼마든지 아름다울 수 있음을 느끼게 해준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이다.

코 한번 흥 풀고 감기약 때문에 띵한 머리로 자리에 누워 한 남자의 인생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배 안에서 태어나 평생을 그 배에서 떠나지 않은 남자가 거기 있다.

그가 피아노를 칠 때마다 이미 오래 전 내 안에서 사어(死語)가 된 단어들이 가슴을 파고든다.

신념, 의지, 불굴, 숙명, 순수, 열정, 영혼, 예술...

이제 그만 자리를 털고 일어나 커튼을 걷어야겠다.

그리하여 커튼 뒤에 유배시켜 놓았던 저 맑고 투명한 열정을 되찾아 와야겠다.


아, 예술이여!

피아노 선율로 밀려드는 이 벅찬 감동이라니.

스스로 배 안에 유배돼서도 세상을 품을 줄 알았던 멋진 인생.

그의 인생에 축복을!


* 1998년 作,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 팀 로스·프루이트 테일러 빈스 주연.
* 원제 - The Legend Of 1900
* 줄거리 - 맨해튼의 한 허름한 악기점에 트럼펫 주자인 맥스가 자신의 낡은 트럼펫을 팔려고 왔다가,

                오래 전 친구였던 나인틴 헌드레드(20세기 첫날, 1900년 1월 1일에 태어나 붙여진 이름)의 피아노 연주가 담긴 낡은 음반을 발견한다.

                "좋은 이야기는 낡은 트럼펫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지."
                선상 생활의 추억에 젖은 맥스가 악기점 주인에게 피아니스트의 전설로 칭송되던 친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민자들을 실어나르던 버지니아 호. 
                그 배의 석탄실에서 일하던 흑인 노동자 데니가 선실 안에서 갓난아기를 발견한다. 
                데니는 아기의 이름을 나인틴 헌드레드로 짓고 배 안에 몰래 숨겨놓고 정성을 다해 키운다. 
                그러나 그만 석탄실의 끔찍한 사고로 나인틴 헌드레드가 6살 되던 해 데니가 죽으면서 행복했던 유년시절도 끝이 나고...
                그때부터 홀로 배 안의 이곳저곳에 숨어 살면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나인틴 헌드레드는,
                천재적인 피아노 실력을 인정받아 어느새 승객과 선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된다.
                선상 창문을 통해 보이는 바다만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던 그는

                한 번도 육지를 밟아 본 적이 없는 바다 위를 떠도는 천재였다.
                오로지 동갑내기 트럼펫 주자였던 맥스만이 그의 소중한 친구요 가족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피아노 실력을 소문으로 듣게 된 재즈의 거장인 젤리 롤 모튼이, 

                그에게 정식으로 피아노 대결을 벌이자는 제안을 하는데...

 


 

 

 

 

"내 음악은 내가 아니면 아무데도 못가."

 

"피아노를 생각해 봐. 시작하는 건반과 마지막 건반이 있지.

88개의 건반이 있다는 것 외에 달리 설명할 수는 없어.

건반은 유한하지만, 자네는 무한하지.

88개의 유한한 건반에서 자네는 무한한 음악을 만들 수 있어."

"어느 피아노나 건반은 88개야. 그건 무섭지가 않아. 무서운 건 세상이야."

 

 

 

 

 

"육지에 서면 바다의 목소리가 들린대. '인생은 무한하다!'고."


 

 

 

 

 

"재미있는 이야기와 이야기를 들어줄 친구만 있으면, 인생은 그런대로 살 만한 거야."

 

"그 수천 개의 거리를 봤어? 어떻게 그곳에서 단 하나의 길만을 선택할 수 있지?"

"너희 육지 사람들은, 왜냐고 스스로에게 물으면서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낭비해."


"육지는 내게 너무 큰 배야.

내가 감당하기에 너무 아름다운 여인이고, 끝나지 않을 여행이며, 지나치게 강렬한 향수지.

내가 절대로 못 만들 음악이 있어. 그래서 난 배를 못 내렸던 거야. 차라리 죽는 거라면 몰라도..."

 

 

 

 

 

* 예고편 * 
 

 

                   * 사진, 동영상 출처 : 네이버 영화(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29059)
                                               다음 영화(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3866)

 

 

 


피아니스트의 전설 (2003)

The Legend of 1900 
9.2
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
출연
팀 로스, 프룻 테일러 빈스, 멜라니 티에리, 빌 넌, 클라렌스 윌리엄스 3세
정보
드라마 | 이탈리아 | 123 분 | 2003-00-00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