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새 날이 아니어도 어떠하리.
그 길이 조금 적막한들 어떠하리.
詩와 낭만과 사랑으로 물든 인생이라면.
' ' ' ' ' '
새 날이 온다 온다고 말한다
나는 책장을 덮고 창문을 연다
겨울이 끝나가는 지평선 멀리
누가 피리를 불고 오는가
나의 뇌 속에 구멍이 나는 피리 소리
그 속에서 흘러나왔던 많은 그리움과 적막들
눈물이 난다 늑골에 잔설이 녹는 삼월
쌓아왔던 마음 한 켜 무너지고
알 수 없던 저 심연의 슬픔도 무너지고
열에 들뜬 얼굴로 나와 본
눈부신 오전
오래되었구나 세상은
헷빛도 저렇게 녹슨 가루로 부서지는구나
날아가는 먼지들
빨강, 파랑 신호등이 바뀌고
이 마음 속 깊이 요란한 청춘의 크락숀 소리들
저 세월로 건너갈 수가 없다
버려진 사랑과 미움을 주워 담지 못하고
마음 속에 새 날이 온다 온다고들 말한다
-권대웅의 시 <길 앞의 적막>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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