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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의 곳간] 리뷰

[책/詩] 길 앞의 적막 - 권대웅

 

 

 

마음속 새 날이 아니어도 어떠하리.
그 길이 조금 적막한들 어떠하리.
詩와 낭만과 사랑으로 물든 인생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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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날이 온다 온다고 말한다

나는 책장을 덮고 창문을 연다

겨울이 끝나가는 지평선 멀리

누가 피리를 불고 오는가

나의 뇌 속에 구멍이 나는 피리 소리

그 속에서 흘러나왔던 많은 그리움과 적막들

눈물이 난다 늑골에 잔설이 녹는 삼월

쌓아왔던 마음 한 켜 무너지고

알 수 없던 저 심연의 슬픔도 무너지고

열에 들뜬 얼굴로 나와 본

눈부신 오전

오래되었구나 세상은

헷빛도 저렇게 녹슨 가루로 부서지는구나

날아가는 먼지들

빨강, 파랑 신호등이 바뀌고

이 마음 속 깊이 요란한 청춘의 크락숀 소리들

저 세월로 건너갈 수가 없다

버려진 사랑과 미움을 주워 담지 못하고

마음 속에 새 날이 온다 온다고들 말한다

 

-권대웅의 시 <길 앞의 적막>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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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의 꿈(민음의 시 48)(개정판)

저자
권대웅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7-04-2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1987년 「시운동」으로 등단한 권대웅의 시집. 시인의 시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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