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한 알에 담기는 우주를 본 적 있는가.
뜨겁게 햇살 내리꽂히는 한낮
작은 개울에 흐르는 백억 광년짜리
은하를 본 적 있는가.
그 별들 속으로 뛰어내리는 일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
가슴 터질 것 같았던
그 무서운 각성의 순간,
스쳐보냈던 적 있는가.
뒤돌아보다가 뒤돌아보다가
끝내 뒤돌아보는 자로 남겨진 생,
살아본 적 있는가.
그러면 되었다.
뒤돌아볼 사랑 없던 생보다야
백억 배 낫다.
-조병준의 詩 <뒤돌아보다>-
책 <따뜻한 슬픔(샨티)> 中(p15)
시도 사진도 조병준 님의 작품이다.
참 좋다.
모래 한 알에 담긴 우주.
뜨겁게 햇살 꽂히는 한낮.
작은 개울에 흐르는 백억 광년짜리 은하.
가슴 터질 것 같았던 그 무서운 각성의 순간.
뒤돌아보다가 뒤돌아보다가 끝내 뒤돌아보는 자로 남겨진 생.
선한 아이의 뒷모습 저편으로
후드득 봄이 지는 눈물겨운 날에
시인의 나지막하고 따스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면 되었다고.
뒤돌아볼 사랑 없던 생보다야 백억 배 낫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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