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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의 곳간] 리뷰

[책/소설] 아버지들의 아버지 - 베르나르 베르베르

 


아버지들의 아버지(상)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08-03-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개미의 시각으로 인간 문명과의 조우를 그리고 있는 개미를 비롯해...
가격비교

 

 

 

 

[빠진 고리] [인류의 요람] [꺼림칙한 사촌]이라는 3부로 나뉜 이 책은
각 부마다 여러 개의 소제목이 달려 있다.

소제 부분은 '현재'와 '과거'가 교차되며 번갈아 묘사되는데,
'현재'는 한 고생물 학자의 의문사에서 출발해 두 명의 주인공이 그의 살인범을 쫓는 과정-
그들이 만나는 용의자들과 그들이 주장하는 서로 다른 인류 기원설-을 묘사하고 있고,
다른 하나 즉 '과거'는 진화의 끝에 서 있는 원숭이들이 선사시대를 살아가는 과정-이 부분은 죽은 학자의 가설을 전제로-을

묘사하고 있다.
각각 현재의 짤막한 이야기가 끝난 부분의 마지막 대사를, 과거에서 다시 이어받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과거에서 현재로의 순차적인 흐름이 아니라, 역행으로 현재에서 과거를 이어주는 방식이다.

오랜만에 플롯이 있고 상상력이 있는 소설을 읽었다.
일단 저자가 조사했을 자료의 방대함에 놀랐고 잘 맞춰진 퍼즐조각 같은 구성에 또 한 번 놀랐다.
다만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느낌(얼마든지 작위적이어도 좋다. 소설이 그런 것이니까.
그러나 그 작위적임을 독자가 눈치채면 그 순간부터 재미가 없어진다)과,
다분히 의도적으로 스릴러에 가깝게 처리한 이야기의 전개 방식 등에는 다소의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지만 <타나토노트>를 읽다가 때려친 나로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소설뿐 아니라 그의 다른 책에서도 슬슬 입질이 오기 시작했으니.

 

 

 

 

그들은 어떤 강자의 패배를 언제나 자기들의 보잘것없는 삶에 대한 작은 설욕으로 받아들인다.

그들이 앞다투어 하이에나의 털을 계속 잡아뜯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약한 자들의 공연한 잔인성이다.


나는 인류가 왜 그리고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알고 있다.
달리 이름짓기가 마땅치 않아서 우리가 흔히 <빠진 고리(missing link)>라고 부르는 그것의 정체를 나는 안다.

당신은 내게 무엇이 빠진 고리냐고 묻곤 했어요.
내가 생각하기에 사실... 우리 모두는 과도기적 존재에 불과해요.
진정한 인간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어요... 우리가 바로 빠진 고리예요.

- 베르나르의 <아버지들의 아버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