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만, 100원만 줘!"
그 소리에 이끌려 걸음을 멈추었다.
한 무리의 아이들이 제 차례를 기다리며 문방구(아, 얼마나 정겨운 말이더냐) 게임기에 넋을 놓고 있었다.
누구의 손이 빠를 것이냐, 누구의 점수가 높을 것이냐, 그리하여 누가 이길 것이냐.
아이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이것뿐. 당최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자전거도 팽개치고 무거운 가방 짊어진 채로 친구들과 앞다투어 즐겼던 이 시간들을,
아이들은 훗날 어떻게 기억하려나.
내가 지금 저 아련한 갤럭시와 테트리스를 기억하듯,
이 시절에만 누릴 수 있는 좋은 것들을 이 아이들도 '그땐 그랬지!'라며 웃으며 추억하게 될까.
자기 방에만 틀어박혀 컴퓨터 게임에 매달리는 대신,
문구점 오락기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 아이들이 차라리 더 정겹고 다행스럽다.
오늘이 옛날이 되는 그때쯤 아그들아, 기억해 주렴.
저기 한켠에서 너희들의 뒷모습을 정신없이 찍고 있던, 철없는 어른 한 명 있었음을.
자, 이젠 내 차례다.
애들은 가라~ 에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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