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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 일기 3] 파는 자와 사는 자 4월은 바야흐로 모종의 계절. 주말 농장과 마당에 심을 모종을 사기 위해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우리 꽃의 경우, 아예 가게 옆 노지에 모종만 파는 간이 하우스를 두 채 지어 놓았다. 그 모종 밭 중 한 군데. 한 번에 두 판씩, 천장이 낮은 관계로 구부렸다 폈다를 반복하면서 트럭에서 날라 깔기도 하고 반대로 트럭에 올려주기도 하는데, 100판을 옮긴 적도 있다. 와, 장하다 장해! [출근 1, 2週 次] 꽃집에서의 첫날이 지났다. 다리는 후들거리고 목은 뻣뻣하고 잇몸까지 잔뜩 부었다. 몸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천근만근이다. 예상을 훨씬 웃도는 노동의 강도가 딱 하루 지났을 뿐인데도 '아, 이 일을 계속 어떻게 하나...' 라는 생각부터 갖게 했다. 당장이라도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과, 또 한편으로는 .. 더보기
용기 기억하세요. 용기란 아무리 힘들어도 한번 잡은 손은 끝까지 놓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입니다. 더보기
연애편지 1 . . . 마음에 비가 내린다. 가을이 내리고 오래 전 풍경 속으로 길을 낸다. 자크린느 뒤 프레의 첼로소리가 귀 언저리에서 떨어지지 않는 날, 문득 눈끝에 머물다 손끝에 닿았던 책 한 권. 그 속에서 바닥으로 툭 떨어진 마음 한 통. 조심스레 펼쳐들고, 서글픔 없이, '삶의 순환'에 대해 생각한다. 꽤 여러 바퀸 줄 알았건만 어쩌면 채 한 바퀴도 못 돈 건지도. 여름은 가고 맘속에 가을비가 내린다. 한 해가 간다. 별다를 것 없으면서도, 늘 같지만은 않은 시간의 흐름. 언제쯤 내 물살은 걸음을 멈출 것인가. 어리석었을까, 아님 욕심이 지나쳤을까. '흔적'을 되돌아보게끔 만드는 요즈음, 희미한 기억들이 몇몇 눈앞을 스친다. 그뿐. 이제 내게는 '그녀'뿐이다. 그녀와 함께 하루를 열고, 닫는다. 사무실 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