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年 6月1日 초판 4쇄본 / [샨티] / 조병준
지난 여름, 누군가를 기다리기 위해 들어간 서점에서
책장 구석에 얌전히 꽂혀 있던 이 사진집과 만났다.
<따뜻한 슬픔>이란 제목에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조심 읽어들였던 몇 줄의 시와 마음에 닿았던 사진 몇 컷.
무척 더운 날이었는데도 그 따스함이 싫지 않았다.
불을 지켜보면
이상하다
나무의 생,
훨훨 타오르려고 살아진 생,
내 생인 듯 그이들의 생인 듯
저리다
아픈 기억 떠난 자리에
동그마니 남은 옹이들
탁 탁 탁 불똥 튀면
뜨겁다
화상 입은 그 자리에
다시 진물 나와
단단해지는 생의 옹이들,
눈물겹다
젊거나 늙거나
상처 많은 생들,
살아진 것들
잘 탄다
잘 타니 따듯하다
-조병준의 詩 <따뜻하다 눈물겹다> 전문-
사진과 시가 잔잔하게 어우러져 또 다른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자꾸만 내 소중한 이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고단하고 외로운 삶에 큰 위안이 돼주지는 못해도,
늘 곁에만은 있어주겠다는 쑥스러운 중얼거림과 함께.
아, 대체 얼마 만인가? 선물하고픈 책이 생긴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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