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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 총총] 편지

하늘바라기

 

 

 

가을과 겨울과 봄을 지나, 다시 왔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힘든 일도 많았지만 당신과의 재회의 날만을 손꼽으며 조금씩! 더! 힘을 냈습니다.

덕분에 줄기도 잎도 튼튼해졌습니다. 

당신이 내게 준 선물, 해와 바람과 구름과 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제, 당신을 향해 활짝 웃고 있는 내가 보이는지요.

 

늘 기다려 줘서 고맙습니다.

늘 바라봐 줘서 고맙습니다.

늘 그곳에 있어 줘서 고맙습니다.

늘 약속을 지켜 줘서 고맙습니다.

늘 넓고 깊게 고개를 끄덕여 줘서 고맙습니다.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오지만 슬프지 않습니다.

이 땅에서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습니다.

빈손이 되어 돌아간다 해도 그러므로 행복할 수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어도 이 황홀했던 여름날의 추억만은 절대로 잊을 수 없겠지요.

하늘이여, 내 삶의 최고의 길동무여, 그대에게 행운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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