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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를 찾았다 우연히 이문세의 '파랑새' 노래를 듣다가 문득 이 사진을 떠올렸다. 요즘은 어느 건물엘 가나 옥상 위에 설치된 조형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마어마하게 큰 아울렛 건물의 옥상 위에서 이 사진을 찍었다. 푸른빛이 감도는 사진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순전히 역광도 마다않는 용감무식한 내 태도 덕분이었다. 무릎을 잔뜩 구부리고 햇살이 쏟아지는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셔터를 눌렀다. 작은언니와 함께 뒤에서 한심하게 지켜보던 엄마가 소리쳤다. "아니, 그딴 건 쓸데없이 뭐하러 찍니? 그럴 바엔 나나 찍지!" 헉, 쇼핑만 하고 물건은 한 개도 못 건진 엄마로서는 신경질 낼 자격이 충분했다. 이럴 땐 알아서 납작 엎드려야 한다. "그러게, 내가 대체 이런 건 뭣 땜에 찍는 걸까? 그럼 엄마가 저기 서봐. 짜증 내는.. 더보기
중년의 로맨스 '춤추는 별' 2012년 11월 11일 초판 1쇄본 오랜만에 말랑말랑한 중년의 로맨스 소설 작업을 했다. 처음 원고를 받았을 때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져 구성에 조금 변화를 주고, 곧바로 교정과 윤문에 들어갔다. 중간중간 저자의 전화를 받았는데, 정겨운 대구 사투리로 조심스럽게 원고에 대한 의논을 해오셔서 인상에 남았다. 이 일을 하다 보면 자연히 저자가 어떤 태도와 심성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그 일에 대한 애정도가 달라진다. 다소 프로답지 못한 처신일지는 모르나, 어쩌겠는가? 나도 사람인 것을! ^^ "중년의 나이가 되면 대부분 한 번쯤 일탈을 꿈꾼다. 가슴이 텅 빈 것처럼 공허한 느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중년은, 소설이나 영화 같은 연애를 실제로 하고 싶다는 충동에 빠져들기 쉽다. 사랑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다.. 더보기
가로 세로 1cm 한글 붓글씨의 세계 새로 일하게 된 출판사에서 처음으로 맡은 책은, 서예가 한한국 작가님의 《평화대통령 한한국》이었다. 저자와의 인터뷰를 위해 토요일 오전부터 출판사가 있는 화곡동에 들렀다가, 상계동에 위치한 자그마한 절로 이동해 또 다른 저자와 인터뷰를 한 후, 다시 한 작가님의 댁이 있는 김포로 향했다. 나로서는 저자들과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는 것이라 살짝 긴장이 되었다. 다행히도 전에 해오던 일이었기 때문에, 얼마 안 가 긴장감은 사라지고 자연스러워졌다. 학습된 습관이란 참 무섭다. 시간은 흘렀어도 내 몸이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니. 한 작가님의 집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인사동의 어느 화랑에 온 듯했다. 벽마다 크고 작은 작품들이 걸려 있었고, 거실을 한 바퀴 돌며 눈으로 확인하니 팸플릿으로 볼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