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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푸른 강산의 눈부신 속삭임, 단양 1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오래 전 텔레비전 광고 속의 한 구절이다.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바람을 만끽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이번만큼은 그 모습을 흉내내도 찔릴 게 없겠구나 생각하며, 창밖으로 비죽 손가락만 내밀고 이리저리 흔들어 본다. 누가 보든 말든 혼자서 히죽거리며. 그러나 자유를 채 맛보기도 전에 차는 막히기 시작하고 약속 시간은 다가오고. 잠시 긴장이 풀려서였을까. 지각이다. 버스 전용 차선만 믿고 전철을 타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거의 한 시간 가량을 좌불안석으로 버스에 갇혀 시계만 쳐다보고 있는데, 어디쯤 왔냐는 전화는 빗발치고... 죄송죄송! (__) 출근 시간이라 고속도로를 타는 길도 조금씩 막힌다. 정체가 풀리기 시작할 즈음 앞차에 눈길이 갔다. ! 캬~ 얼른 저 차로 갈아타야.. 더보기
하늘처럼 나무처럼 가끔씩 마음에 와서 콕 박히는 하늘이 있습니다. 하얀 구름 몇 점이 푸른 하늘을 더 눈부시게 만들어 줍니다. 너무 깊고 푸르러서 찔끔 눈물이 다 납니다. 좀처럼 열리지 않는 문을 두드리다 이리저리 발길에 채인 돌멩이처럼 퍼렇게 멍이 든 때가 있었습니다. 하늘 한번 제대로 올려다보지 못한 나날이었는데 그 사이에도 속절없이 계절은 바뀌고 바람의 감촉도 달라져 있네요. 가만가만 손 내밀어 살랑살랑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봄바람을 만져봅니다. 조금 살 만해졌나 봅니다. 너울거리는 나뭇잎 위로 쏟아져 내리는 늦은 봄햇살이 서늘함 아닌 가슴 벅참으로 다가오는 걸 보면요. 네, 이래서 또 살아가는 것이겠지요. 봄이 떠나면 여름이 돌아오듯 하나를 잃으면 또 다른 하나를 기다리면서. 아무쪼록 우리가 기다리는 그 하나가.. 더보기
만취 사는 동안은 언제나 무엇에든 취해 있다. 어제에 취해 있는 사람은 회한과 불평과 그리움과 허망 등에, 오늘에 취해 있는 사람은 성취감과 자만과 불안과 욕심 등에, 내일에 취해 있는 사람은 각오와 성실과 희생과 조급함 등에, 셋 중 어느 것에도 취해 있지 않은 사람은 방관과 도취와 변명과 무료함 등에. 아주 간혹 기쁨과 행복과 만족과 사랑 따위에 취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부정'으로 가득찬 시간을 그저 '습관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며, 결국은 죽을 때까지 놓지 못하는 '외로움'과의 전투에서 지지 않으려 바둥거리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한시도 맨정신일 때가 없는 것이다. 죄 없는 술이나 끊으면 모를까. 더보기